두통증
두통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는 심각한 병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고 약물의 오남용도 막을 수 있습니다.
신경과는 신경계의 질환, 즉, 뇌, 척수, 뇌신경 및 말초신경, 근육의 병을 다룹니다. 신경계의 기능이 복잡한 만큼 신경계 질환의 증상도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에는 두통, 어지러움, 몸의 일부가 저리거나 얼얼한 느낌 등의 감각계 증상,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혹은 뻣뻣해지거나 떨리는 등의 운동계 증상, 의식소실이나 경련, 기억력 장애나 언어장애 같은 인지기능계 증상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을 일으키는 주요 신경계 질환은 뇌졸중, 치매, 간질 및 경련, 말초신경병, 근육병 등 다양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두통은 ‘머리부위의 통증’을 뜻하며,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을 가리킵니다. 두통은 위에서 언급한 여러 신경과적 증상 중에서 가장 흔한 증상입니다. 성인의 60-70%가 두통을 경험하며, 약 15%는 편두통으로 고생을 한다는 통계보고가 있습니다.
두통이라는 증상이 흔한 만큼 여러 매체를 통해 수많은 두통약 광고를 접하게 되면서, 약을 잘못 혹은 필요이상으로 사용하는 약물오남용이 문제가 되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옆골이 쑤시면 편두통, 뒷골이 아프면 고혈압서 두통, 목뒤가 아프면 목디스크 등으로 스스로 진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두통의 진단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두통환자를 접하는 신경과의사들에게도 두통의 진단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며, 신중에 신중을 기합니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두통의 원인 가운데는, 흔하지는 않지만, 원인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머리가 아프면, 많은 사람들이 ‘내 머리 안에 나쁜 병이 생긴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을 합니다. 그러나 지나친 염려로 인해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정밀한 뇌촬영’을 해 달라고 고집하는 환자도 종종 있으며, 결과적으로 필요이상의 검사를 받게 되기도 하는 현실입니다.
두통의 양상은 아주 다양합니다. 머리 한쪽만 아프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아프기도 하며, 앞이마, 눈주위, 뒷머리가 아프기도 합니다. 아픈 정도도 너무 아파 아무 일도 못하는 경우도 있고, 약간 띵하기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맥박이 뛰듯 욱신거리기도 하고, 누르거나 조이기도 하고, 당기거나 전기 오듯 찌릿찌릿하기도 합니다. 잠시 아프다가 나아지기도 하고, 며칠 혹은 몇 달씩 아프기도 합니다. 두통과 함께 여러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열이 나거나, 어지럽거나, 눈이 잘 안보이거나, 속이 울렁거리거나, 팔다리 어느 한쪽이 저리거나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두통의 양상은 두통의 원인에 따라 차이를 보입니다.
두통의 원인은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의 경우처럼 특별한 구조적인 병변이 없는 일차성 두통으로, 두통에 대한 적절한 치료만으로 충분한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뇌종양, 뇌졸중, 뇌막염 등의 신경계 질환이나 다른 전신적인 질환에 기인하는 이차성 두통으로, 원인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이차성 두통의 경우, 두통약을 임의로 오랫동안 복용하게 되면 정확한 진단이 지연되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청취를 통하여 환자 개개인의 두통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철저한 신경계에 대한 진찰을 시행한 후, 이차성 두통의 우려가 있을 때, 의심되는 원인질환에 따라 뇌촬영을 포함한 정밀한 검사를 하게 됩니다.
두통이 생겼을 때 지체 없이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경우, 즉, 이차성 두통의 우려가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극심한 두통이 순간적으로 갑자기 발생한 경우, 몸에 열이 동반되는 경우, 경련을 동반하는 경우, 혼돈상태나 의식의 저하가 동반되는 경우, 머리를 부딪치거나 다친 후에 생긴 두통, 눈이나 귀 등에 국한된 통증의 경우, 기침을 하거나 머리를 숙일 때 심해지는 두통, 자다가 두통 때문에 잠을 깨는 경우, 평소 있던 두통의 양상이 바뀐 경우, 어린이에게 반복되는 두통이 있는 경우 등입니다.
최근 두통의 원인과 치료에 관한 연구에 있어 많은 발전이 있어왔으며, 두통에 대한 신약들의 개발로 치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두통에 대하여 정확하게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함으로서, 환자가 갖는 심각한 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반복되는 두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으며, 적정수준 이상의 검사를 피하고 약물의 오남용도 막을 수 있습니다.
(중앙대학교병원 신경과 권오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