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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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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방식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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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방식의 최후
 
 
잘 먹고 빨리 마감하는 인생.
 건강하게 살겠다고 기름지게 먹고 있는 현대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다. 
 
 약 20년 전 대학병원 병동에 환자가 입원하였다. 병동 의사들은 들떠 있었고 옆 병동의 의사들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다음주 의학회의는 이 환자에 대해 논의하기로 결정되었다. 이 환자가 가진 병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
 
 급성심근경색이란 병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막혀서 심장근육의 일부가 죽는 병이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나라에는 급성심근경색이 매우 드물었다. 위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대규모 대학병원에서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입원하면 “외국에서 흔한 급성심근경색이란 병이 어떤 것인지 나도 한번 구경하자”며 많은 의사들이 몰려들었다. 드문 병을 가진 환자가 입원하면 많은 의사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데 급성심근경색도 이런 병들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병원에서는 물론이고 주위에서 심근경색으로 진단 받거나 사망한 예를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증가하였다. 우리 나라 사망원인 통계 자료에서 1983년과 1998년의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을 비교해 보면 15년 사이에 남녀 모두에서 8배 증가하였다. 
 
 1998년에 전체 사망자 중에서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자는 3%에 불과하지만, 갑자기 사망하는 급사의 상당부분이 이 병에 의해 발생하고, 이런 경우에는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은 우리 나라에서도 중요한 사망원인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중요한 사망원인이므로, 향후 우리 나라가 발전됨에 따라 심근경색은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선진국형 질환인 심근경색이 증가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원인을 먼저 알아야 한다.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흡연이 중요하며 이외에 당뇨병 등이 작용한다. 1995년과 1998년을 비교해 보면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어도 흡연 인구는 확실히 줄었다. 고혈압 환자의 수가 15년간 증가하였는가는 알 수 없으나, 고혈압을 치료하는 환자의 수와 비율은 증가하였고, 따라서 고혈압이 심근경색을 증가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우리 나라에서 심근경색이 증가하는 것은 콜레스테롤을 비롯한 지방질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동물성 지방의 섭취 증가, 과식에 의한 영양의 과다, 교통의 발달에 따른 운동의 부족이 비만을 만들고 또한 혈중의 지방질을 증가시킨 것이다. 이외에 몸무게가 증가하면 고혈압과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이 질환들이 역시 심근경색의 증가에 일조를 하였을 것이다. 또한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의 증가도 한 원인일 수 있다. 
 
 혈중의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증가하면 이들이 혈관벽에 들어가 축적되고 산화된다. 피와 혈관벽 사이에 세포나 여러 물질들이 함부로 이동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내피세포가 있는데, 산화된 지방질은 내피세포에 손상을 일으킨다. 내피세포가 손상을 받으면 피에 있어야할 단핵구라는 백혈구의 일종이 내피세포에 붙었다가 혈관벽으로 이동한다. 이동된 단핵구는 대식세포로 바뀌며, 산화된 지질을 잡아먹어 세포 내에 지방질이 거품처럼 모여 있는 포말세포가 된다. 점점 이런 세포의 수가 증가하면 혈관벽이 부풀어 지며 혈관이 좁아진다. 이때에는 안정할 때에는 증상이 없으나 운동할 때에는 좁아진 혈관 때문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가슴이 아파지는 협심증이 발생한다.
 
 모여있는 포말세포의 가운데 부분은 결국 세포가 죽어 세포가 가지고 있던 지방질이 모여 지방질 호수가 만들어지며 죽상동맥경화반이 형성된다. 이 죽상동맥경화반이 어느 순간에 터지면서 여기에 혈액이 응고되어 혈관이 완전히 막혀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이는 마치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현상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부어 오르면서 딱딱하던 것이 가운데 고름이 잡히면서 물렁거리다가 언젠가는 터지면서 피떡이 생기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는 죽상동맥경화반을 형성하는데 주 역할을 하는 포말세포의 전자 현미경 사진. 세포질에 콜레스테롤이 주성분인 산화된 지방질이 방울처럼 보인다.
 
 죽상동맥경화반의 도식적 모형과 실제 관동맥혈관. 포말세포가 모여 혈관벽이 부풀어 지면서 죽상동맥경화반이 형성되고 혈관은 좁아진다. 이때에는 협심증이 발생한다. 모여있는 포말세포의 가운데 부분은 결국 세포가 죽어 세포가 가지고 있던 지방질이 모여 콜레스테롤이 주성분인 산화지방질 호수가 만들어진다. 이 죽상동맥경화반이 어느 순간에 터지며 여기에 혈액이 응고되어 혈관이 완전히 폐쇄되면서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우리 나라에서 지방의 섭취의 증가에 의해 심근경색이 증가하는 것은 확실하며 현 상태가 지속되면 향후 더 증가할 것이다. 그럼 이를 막을 수는 있을까? 대답은 ‘막을 수 있다’이다. 미국의 경우에 지난 30년간 국가적 국민 계몽을 통하여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감소시키는 등의 노력을 통해 심근경색의 발생이 50% 감소하였다. 따라서 우리 나라도 적당한 식사 조절에 의해 심근경색이 증가하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중앙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김치정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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