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뇌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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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우리 몸의 모든 활동을 관장하는 중심 장기이다. 여러 장기들의 기능, 주변환경을 받아들이는 감각기능, 몸을 움직이는 운동기능, 그리고 생각하고 말하고 쓰고, 주변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판단하는 등의 일련의 활동들이 모두 뇌에서 신호를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복잡한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건강한 뇌를 위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매우 관심 있는 일일 것이다.
뇌는 아직 미지의 세계이다. 뇌에 발생하는 병의 종류는 너무나 많다. 각각의 병이 왜 발생하는지도 아직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기 때문에 그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행동을 평소에 실천해야 하는지도 역시 모호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건강한 뇌를 위한 방법을 정의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과 한가지 병에 약이 될 수 있는 행동이 다른 병에는 독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건강한 뇌를 위하여 제시하는 몇 가지 방법이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선 알았으면 한다.
‘뇌 (brain)’ 는 ‘마음 (mind)’ 과 일맥상통한다. 마음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슴을 가리키며 말하지만 실제로는 뇌에서 일어나는 감정 반응이다. 그래서인지 ‘긍적적인 마음 가짐’ 은 뇌에 많은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심한 집중력 장애와 기억력 장애로 병원에 오신 분들 중에 실제 기억력과 인지기능은 아주 정상적인 경우가 있다. 다만 심한 우울증이 발견이 되는데 우울증이라는 마음의 병이 실제 뇌에는 아직 아무런 병도 발생하지 않았는데 일상생활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물론 우울증은 ‘부정적인 마음가짐’ 과는 다른 하나의 엄연한 병이지만 이러한 예는 일상생활의 마음가짐이 일상생활의 능력발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파킨슨병 환자분들 중에서 언뜻 보기에 병이 있는지 잘 모를 정도로 정상적으로 보이는 분들이 있다. 이런 환자분들의 공통적인 면은 병이 발생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현재의 상태에서 어떻게 몸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최선인지를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는 분들이다.
‘생각은 걷는 발의 뒷꿈치에서 나온다’ 라는 말이 있다.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의 고요함을 즐기는 것은 걷는다는 운동의 의미에 더하여 마음과 생각을 reset 시키고 업무 또는 창작과 관련된 좋은 아이디어나 생각을 시작하게 해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운동 자체가 중요한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빠른 걸음을 땀이 나도록 걸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산책은 즐거워야 하고 그럴 때에 걸음걸이와 관련되는 뇌의 부위가 활성이 되면서 주변에 있는 생각의 뇌도 함께 건강해 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잦은 알코올 섭취는 뇌세포를 병들게 한다. 만성 알코올 섭취는 기억력이나 창의적인 생각을 담당하고 있는 대뇌피질의 신경세포를 파괴시켜 치매를 일으키기도 하고 치매가 있는 경우 증상을 매우 악화시킨다. 술을 섭취한 뒤 이전 일이 기억나지 않는 기억상실증을 경험할 때가 있다. 이는 알코올이 대뇌피질을 억제시키고 신경을 마비시켜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러한 현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기억력 및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세포가 병들어가고 있는 증거이다. 사람의 뇌에는 소뇌라는 부위가 있다. 대뇌와 뇌간의 뒤쪽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뇌 인데 소뇌가 하는 일은 중심을 잘 잡게 해주고 운동능력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만성알코올 섭취는 소뇌의 신경세포를 파괴시켜 소뇌위축증을 일으키고 걸을 때 비틀거리면서 중심을 못잡게 되고 세밀한 손의 운동을 할 수 없게 된다. 술이 취했을 때에 일시적으로 휴대폰 버튼을 잘 못누르거나 갈지자로 걷는 것도 소뇌기능이 마비되기 때문인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점점 소뇌세포가 파괴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미 다 큰 뇌가 바뀔 수 있을까? 요즘 아동 서적을 선전하는 글을 보면 두뇌는 만 3세 이전에 완성된다고 광고를 한다. 그렇다면 이미 30,40을 넘겨버린 나의 뇌는 이제 굳어져서 변할 수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뇌는 계속 변한다.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한다. 물론 성인이 되기 전 유아기~아동기, 청소년기에는 뇌가 끊임없이 성장을 하므로 변화의 정도가 매우 클 것이고 학습의 능력도 성인의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을 것이다 그러나 뇌는 평생동안 개인이 겪는 여러가지 환경의 변화, 자극의 변화에 따라서 조금씩 변화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어 있다. 뇌가 평생동안 어떠한 자극을 받고 자리가 잡혀 왔는지에 따라서 병적인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평생 회계사로 살았던 어떤 노인이 알쯔하이머 치매에 걸렸다고 한다면 이분은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 까지 계산능력은 유지가 되는 것이다. 아마 평생동안 택시운전을 통하여 공간능력이 남들보다 발달해 있는 분이 똑 같은 병에 걸렸다고 하면 이분은 비교적 길을 찾아다니는 능력은 남들보다 오랫동안 유지할 수 이을 것이다. 일생의 습관이 ‘병’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 흔히 노년에 고스톱을 하고 암기를 연습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데, 아직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다만 ‘병’이라는 것이 찾아왔을 때에 기존에 얼마나 뇌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었느냐에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발휘하는 기능이 오랫동안 유지 될 수 있는 보유 능력을 가지고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자칫 잘못하여 환자들께 스트레스로 작용을 해서는 안되겠다. 이미 치매에 걸려 어제 들은 이야기도 오늘 잊어버릴 정도로 심한 기억장애가 있는 환자께 어려운 단어를 암기하도록 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고 우울한 마음을 만들고 오히려 더 기억장애를 악화시키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뇌란 결국 건강한 마음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살면서 혹시라도 찾아오게 될지도 모르는 여러가지 뇌질환을 슬기롭게 맞이하고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