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찾아오는 '녹내장', 당신도 예외일 수 없다
중앙대병원 안과 <전연숙> 교수

고령화 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안질환이 바로 녹내장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녹내장 환자 수는 전체 인구의 약 2%정도를 차지하며 녹내장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수는 지난 2002년 20만7000명에서 2009년 39만9800명으로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7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10%에 이를 만큼 매년 녹내장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소리 없이 찾아오는 녹내장은 환자 스스로 느낄만한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더 무서운 질환이다. 녹내장에 관한 올바른 건강정보에 대해 알아보자.
65세 남자 환자가 눈이 왠지 불편해 안경점을 방문하여 안경을 새로 맞추었다. 시력은 1.0으로 잘 나와서 걱정 없었으나 안경을 바꿔도 뭔가 불편한 것 같아 안과를 방문하였다. 시신경 검사와 시야 검사상 중등도 이상으로 이미 녹내장이 진행된 상태였다.
■ 녹내장이란
여러 가지 위험 요인으로 초래된 녹내장 특유의 시신경손상과 이에 따른 특징적인 시야변화를 가져오는 질병을 말합니다.
■ 녹내장 의심 증상
일반적인 녹내장은 서서히 시신경이 손상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전혀 없어 시력에 이상이 생기거나 시야가 답답해진 것을 느꼈을 때는 이미 너무 진행한 후 발견하게 됩니다. 죽은 시신경을 다시 살리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급성 패쇄각 녹내장은 갑작스런 안압상승, 시력저하, 오심, 구통, 두통을 호소하기 때문에 심한 편두통, 위장장애, 뇌출혈 등으로 생각하여 안과적 진단이 늦게 되는 경우도 있고, 선천 녹내장은 신생아, 유아 또는 어린이에서 발생하는데 까만 눈동자가 뚜렷하게 커지며, 눈을 많이 부셔하고, 눈물을 흘리면 반드시 안과검사를 받아보아야 합니다.
■ 녹내장의 원인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안압입니다. 우리 눈 안에는 눈 모양을 유지하고,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한 방수라는 액체가 24시간 새로 생산되고 빠져나가고 있는데 어떤 이유에 의해 방수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안압이 오르게 됩니다. 안압이 오르면 안구 뒤쪽의 시신경이 압력에 의해 눌리게 되고 혈액순환을 저해하여 신경이 손상되는 것입니다.
정상 안압은 10~21 mmHg 사이지만 개인마다 안압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안압만 높다고 모두 녹내장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안압이 정상이거나 낮은 “정상 안압 녹내장”이 전체 녹내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안압이 정상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안압 외에도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거나, 나이가 많고, 당뇨와 고혈압 등으로 시신경의 혈액순환이 감소된 경우, 고도 근시나 원시, 편두통이 있는 경우, 스테로이드의 장기적 사용, 외상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녹내장 진단
녹내장의 진단은 안압측정, 전방각경 검사, 시신경검사, 망막신경섬유층 검사, 시야검사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안구단층촬영기등과 같이 조기에 정확하고 쉽게 진단할 수 있는 첨단 기계가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안압은 바람으로 측정하는 것보다 접촉식이 더 정확합니다. 시신경 유두 검사와 망막신경섬유층 검사는 구조상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으로 기능 검사인 시야검사보다 약 5년 정도 미리 앞서서 변화를 보이기 때문에 초기 진단에 매우 유용한 검사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시야검사를 하여 어느 정도 손상이 있는 지 확인합니다. 최근에는 안구단층촬영이라는 새로운 진단기기를 통해 유두부위 신경섬유층의 두께를 측정하여 정상과 비교할 수 있는 방법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 녹내장 치료
녹내장은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진단시점에서의 시력 유지와 더 이상의 시신경 손상을 막는 것이 치료의 관건입니다. 크게 약물 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적 치료로 크게 나뉘는데, 최근에는 효과가 좋은 약이 많이 개발되어서 과거에 비해 수술이 많이 줄었으며 약물치료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눈에 안약을 하루 1번 내지 2번 정도만 점안하면 되기 때문에 치료과정이 크게 힘든 점은 없으나 장기간 점안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약물로 치료가 안 될 경우 특수한 레이저 치료나 수술로 눈 안의 방수물이 눈 밖으로 잘 빠져나가도록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게 됩니다.
■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 40세 이상의 성인은 1년에 한 번씩 안과 정기검진을 받는다.
- 혈액순환의 문제가 있는 당뇨나 혈압을 잘 조절한다.
- 혈관수축을 일으키는 담배나 과도한 카페인 (커피, 녹차, 홍차)은 줄인다.
- 어두운 곳에서 고개 숙여 바느질을 하거나 장시간 TV 시청을 하지 않는다.
- 다양한 야채와 과일이 매일 먹는다 (시금치, 양배추, 케일, 당근 등)
- 적당한 운동으로 시신경 혈류를 증가시키지만, 복압을 상승시키는 과도한 근력운동, 물구나무서기 등은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