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은 없애고, 항문은 살리고”
‘완소’ 항문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항문관에 발생한 악성 육종을 성공적으로 수술한 사례가 중앙대학교병원 의료진에 의해 국내에 처음 보고되었다.
중앙대학교병원 외과 장인택(사진 左), 김범규(사진 右) 교수팀은 최근 발행된 ‘세계위장관학회지(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를 통해, 항문관에 발생한 악성 육종을 경항문적 접근을 통해 항문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성공적으로 수술한 사례를 발표했다.
의료진들은 대장 내시경에서 항문관과 직장 원위부 사이에 궤양성 종양이 발견된 63세 여성의 조직 검사 결과, 악성섬유조직구종 (malignant fibrous histiocytoma)이라는 매우 희귀한 병이 진단되어 환자에게 항문을 없애고 인공항문을 만드는 ‘복회음부 절제술’을 권유하였다.
그러나, 수술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항문을 보존하고 싶어하는 환자의 강한 의지, 병변이 상대적으로 초기였던 점, 수술 이후의 환자 삶의 질 등을 고려한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의료진들은 경항문적 접근을 통한 절제 수술을 시행해 항문은 보존하면서 항문관에 있는 악성종양을 성공적으로 제거했다.
악성섬유조직구종은 고령에서 호발하는 흔한 연부 조직 악성종양이나 이처럼 항문과 직장사이에서 발생한 사례는 아직 세계적으로 4~5건만 보고되었을 정도로 희귀하게 알려져 있다.
한편, 이 환자는 수술 후 보조적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받았으며, 수술 후 24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재발없이 건강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수술을 집도했던 중앙대학교병원 외과 장인택 교수는 "항문에서 가까운 부위에 발생한 대장암에 있어서 항문을 보존하기 위해 경항문적 수술 방식을 택한 경험은 몇 차례 있었지만, 이번처럼 드문 악성 육종이 항문관에 발생한 증례는 처음 접해 보았다"라고 말하고, "환자가 정기 검진 상에서 운좋게 초기에 발견되어 항문 보존이 가능하였을 것으로 사료된다"면서, "그러나 이런 항문을 보존하는 수술 방식이 결코 이 희귀한 암의 표준적 수술 방식은 아니며, 이번 증례처럼 병기가 매우 초기이거나 환자가 매우 신체적으로 허약하여 큰 수술을 견딜 수 없는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사용되어져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대학교병원 대장암 클리닉팀은 항문관에 발생한 악성섬유조직구종의 치료에 대한 증례와 문헌 고찰을 정리하여, ‘Transanal excision of a malignant fibrous histiocytoma of anal canal: A case report and literature review’’라는 제목으로 최근 ‘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 (2008, 14(9):1459-1462)’에 발표했다.
※ 용어설명
- 악성섬유성조직구종 : 고령에서 호발하는 가장 흔한 연부 조직 악성종양으로, 대개 50~70세의 남성에서 발생하나 젊은 성인에서 발생될 수 있다. 치료는 근치적 절제술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고, 최근에는 보조적으로 화학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 항문관(肛門管, anal canal) : 대부분의 동물에 있는 소화관의 최종 말단부분. 내부의 표면이 점막층(내배엽에서 유래됨)에서 피부 같은 조직(외배엽에서 유래됨)으로 바뀌기 때문에 직장과는 구별된다. 항문관은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상부는 항문 기둥이라고 불리는 항문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주름 구조로 되어 있고, 하부는 배설물의 배설을 조절하기 위한 외부 및 내부의 수축성 근육(조임근)이 있으며, 그 뒤에 항문이 있다.
- 육종(肉腫) : 비상피성 조직에서 유래하는 악성 종양을 통틀어 이르는 말
- 경항문적 접근 : 개복을 하지 않고 치핵 수술 하듯이 항문을 통해서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 방식